똑붕약사
읽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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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황영애

화학 개념 열아홉 개로 삶을 비춘 수필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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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책이 있습니다. 황영애의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가 그런 책이었습니다. 화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인생을 분자에 비유해 본 적이 있는데, 결이 비슷할 것 같아 펼쳤습니다. 분자의 세계가 인간관계와 삶의 원리로 읽혀, 문장으로 그렇게 옮긴 책을 옆에 두고 싶어졌습니다.

2010년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로 뽑힌 교양서입니다. 평생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친 저자가 열아홉 가지 화학 개념으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중성자, 촉매, 엔트로피, 플라즈마 같은 말이 지식에서 멈추지 않고 관계와 태도, 사회적 조화로 이어집니다. 화학을 공식이 아니라 삶의 은유로 풀어, 전공이 아니어도 따라갈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장이 좋았고, 눈물이 나는 수필도 있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남깁니다.

관계와 안정

원자가 전자를 채워야 안정되듯, 사람도 서로의 빈곳을 채워 줄 때 안정됩니다. 혼자 완전한 상태는 없습니다.

변화와 촉매

촉매가 반응을 빠르게 하듯, 인생에도 변화를 재촉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삶에 촉매가 되는 일 자체가 의미 있는 삶입니다.

질서와 무질서

자연은 무질서, 엔트로피 증가 쪽으로 흐릅니다. 그 안에서 질서를 세우려는 노력이 삶의 의미입니다. 작은 습관과 성실함이 우리를 붙잡습니다.

역할과 조화

분자가 제자리를 지켜야 구조가 안정되듯, 사람도 자기 자리를 찾고 빛날 때 전체가 조화롭습니다.

화학은 물질의 언어이자, 인생의 은유이다.

사람도 촉매와 같다. 다른 이의 인생에 변화를 일으키지만, 자신은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습니다. 만나 본 적 없는 화학 교수님과 커피를 마시며 삶의 태도를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촉매가 되어 주고 있는가. 내 자리를 지키며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화학의 언어가 오히려 삶을 더 선명하게 비추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화학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더 깊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삶을 보는 새로운 시선이 되는 책입니다.

  •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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