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브레인 리셋-강범구
열심히 사는데 마음이 가난한 날, 방향부터 다시 묻게 된 책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1분 읽기 · 조회 10

퇴근길 지하철 창문에 비친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루를 버텼다는 안도보다 ‘오늘 한 게 뭐지’가 먼저 떠오르던 때였습니다.
대학원과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던 시절, 1분도 허투루 쓰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생산적이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았고, 쉬는 시간조차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나태함은 곧 실패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몸이 힘들어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통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번아웃과 스트레스만 쌓였습니다. 열심히 사는데 마음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몸은 하나인데, 방향 없이 속도만 높이는 게 정답일까 싶었습니다. 노력은 중요하지만, 방향 없는 노력은 소모에 가깝습니다.
그 고민 끝에 읽은 책이 강범구의 『브레인 리셋』입니다. 아는 분이 선물해 주셨는데, 마침 그 시기에 필요했습니다. 이 책은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노력 신화를 다시 묻습니다. 그 믿음이 잘못 입력된 프로그램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에 나온 망상활성계는, 내가 믿는 것만 보이게 하는 필터에 가깝습니다. 결핍과 불안에 초점을 두면 뇌는 힘든 상황만 찾아냅니다. 목표를 분명히 하면, 그에 맞는 정보와 기회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핵심은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죽어라 노력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문장을 붙들고 있으면, 뇌는 계속 힘든 길만 보여 줍니다. ‘효율적으로 벌 수 있는 사람’이라는 문장을 두면, 그 증거를 찾기 시작합니다. 무작정 달리던 태도에서 벗어나, 어느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묻기 시작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예전처럼 스스로를 몰아붙이지는 않습니다.
야근하며 자책하고 있다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방향이 조금 어긋나 있었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열심히 사는 것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노력의 방향을 다시 정하는 일이 남습니다.
-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