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붕약사
읽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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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단편선-에드거 앨런 포

네버모어가 무슨 말인지, 까마귀를 읽고 나서야 알았다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2분 읽기 · 조회 0

오래 기다리고 읽은 책이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입니다. 서재에 단편선이 세 권 있습니다. 『검은 고양이』, 『더 레이븐』, 『도둑맞은 편지』. 각각 여덟 편, 여섯 편, 다섯 편을 담고, 겹치는 작품도 있지만 겹치지 않는 것도 있어 꽤 여러 편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를 알게 된 것은 2019년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를 보고 나서입니다. 흔히 보던 ‘포 단편선’의 그 포가 이 사람이었습니다. 뮤지컬은 그의 비극적인 삶을 다루고, 넘버가 좋습니다. ‘까마귀’에서 Nevermore를 외치는데, 그 의미를 이제야 이해했습니다. ‘함정과 진자’도 책 제목이고, ‘모르그 가의 살인’, ‘도둑맞은 편지’, ‘검은 고양이’는 단편의 소재였습니다.

포 다음으로 코넌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 같은 추리의 원형이 자리 잡습니다. 그 시초가 포의 소설이고, 분석과 관찰, 상상을 갖춘 탐정 오귀스트 뒤팽이 첫 신호였다고 봅니다.

어두운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책의 말을 빌리면, 컬러로 찍어도 온통 회색빛일 것 같은 흑백 영화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밝고 재미있는 글을 좋아하는 성향과 달리, 이것도 저것도 읽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이렇게 쓰는지, 독자가 분석의 결론만 받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문체가 놀라웠습니다. 글솜씨가 더 좋다면 편마다 소개하고 싶지만, 그 질문과 대답은 직접 읽는 편이 낫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포는, 사랑을 슬픔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까마귀’의 네버모어가 늘 궁금했습니다. 다시는 아니라는 말인가. 사랑하는 이를 잃은 화자가 똑똑 소리를 듣고 문을 열자 까마귀가 들어옵니다. 말을 걸면 까마귀는 무슨 말인지도 모를 네버모어만 반복합니다. 작품 해설은, 같은 대답이 돌아올 게 분명한데도 질문을 계속하고 그 대답을 자의로 해석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슬픔에 빠진 화자의 공허와 괴로움을 보여 주려고 까마귀를 들였다는 설명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포의 글을 정리하려니 다 담기지 않습니다. 그래도 뮤지컬의 ‘매의 날개’, ‘까마귀’, ‘영원’은 다시 듣고 싶습니다. 네버모어는 거절의 단어가 아니라, 잃은 사람에게 같은 대답만 돌아오는 슬픔의 장치였습니다. 그걸 알고 나니 노래와 소설이 한 장면으로 겹칩니다.

  •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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