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붕약사
읽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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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J.D. 밴스

거친 마을에서 공부를 무기로 걸어 나온 회고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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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에 읽었다가, 본가 책장에서 다시 집어 든 책이 J.D.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입니다. 그해 7, 8월에 독서에 빠져 있던 때 꼽을 만한 책이어서 되감아 보고 싶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미국판 ‘개천에서 용 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중산층의 평균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전하고 싶었던 회고록입니다.

힐빌리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미 동부 애팔래치아의 저소득·저학력 백인을 낮춰 부르는 말입니다. 밴스가 자란 잭슨은 제조업과 공업에 기대 살던 마을이고, 가족과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강하고 거친 성향을 갖습니다. 다정함보다 욕설과 총, 폭력이 배경입니다.

밴스는 할머니를 ‘할모’라고 부릅니다. 사투리를 반영한 애칭입니다. 할모는 대장부처럼 거친 사람입니다. 어린 밴스가 장난감 가게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데 직원이 막자, 할모와 할아버지가 가게를 부수는 장면이 있습니다. 할모는 화가 나면 총으로 사람을 쏠 만큼 거칠지만, 밴스에게는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남을 먼저 때리지는 마라. 그러나 네 엄마를 욕하면 가서 때려눕혀라. 가족과 나를 지키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약물에 중독되어 있었고, 옆의 남자가 계속 바뀌었습니다. 엄마와 차라리 남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밴스는 조부모의 보살핌으로 버텼습니다. 폭언과 폭력이 일상이던 엄마와 떨어져 할머니와 안정적으로 살게 된 뒤에야 공부를 합니다. 할머니는 이 마을을 나가려면 공부해야 하고,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에서 1등 하고 돌아오면 말은 거칠지만, 뒤돌아 뿌듯하게 웃었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갈 줄 알았는데 돈도 없고 서류를 볼 줄 몰라 해병대에 갑니다. 그곳에서 배워 보지 못한 사회화를 다시 배우며 새로 태어납니다. 이후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하고, 저소득층 장학으로 다른 학교보다 싼 등록금에 다닙니다. 영국 총리가 축하 파티에 오고, 자라 온 사회에서는 얻기 어려웠던 인맥을 예일에서 얻습니다.

느낀 감정을 글로 다 설명하기에는 아직 서툽니다. 나와 같은 환경,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읽으면 또 다른 감정일 거라고 믿습니다. 평범하지 않았던 가정에서 자신을 지키고 성장시킨 사람의 회고라, 이 책은 권하고 싶습니다.

  • #독서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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