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1932년에 이미 그려 둔 쾌락과 계급의 세계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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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안정효가 옮긴 Brave New World를 읽었습니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와닿지 않았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왜 명작인지, 왜 천재의 책이라 하는지 보였습니다. 1932년 소설이 인공수정과 개인 헬리콥터처럼, 나중에 현실이 된 기술과 연구를 문명국 안에 미리 넣어 두었습니다.
포드가 T형 자동차를 대량생산한 해를 기원으로, 문명은 A.F.로 날짜를 셉니다. 사람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으로 나뉘어 맞춤으로 만들어지고 세뇌된 채 역할을 수행합니다. 알파에서 엡실론으로 갈수록 키가 작아지고, 일은 고차원에서 단순 노동으로 내려갑니다. 일이 끝나면 촉각 영화와 오락을 즐기고, 소마라는 약을 먹고 쾌락에 머뭅니다.
알파인데 다른 알파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을 가진 버나드는 보호구역이 궁금해서, 베타 여성 레니나와 함께 갑니다. 그곳에서 문명인이 아닌 야만인 존과 그의 어머니 린다를 만납니다. 둘을 문명국으로 데려오자 사람들은 야만인에게 관심을 둡니다. 존은 그 세계를 즐길 수 있지만,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찾으려 그곳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소마를 거부하고 셰익스피어를 읽으며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라 여기서는 적지 않겠습니다.
열여덟 장 가운데 17장, 국장과 야만인의 대화에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모입니다. 그 장의 문장마다 철학이 보입니다. 읽으며 영화처럼 장면이 그려지고, 헉슬리의 문장 안에서 인물이 움직이는 느낌이 듭니다.
쾌락을 약으로 해결하는 세계를, 약을 공부하는 사람이 읽으면 더 불편합니다. 고통을 없애는 일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일은 다릅니다. 1932년의 소마가 오늘의 손쉬운 위로와 얼마나 닮았는지, 책을 덮고도 생각이 남습니다. 이 소설을 다시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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