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스즈키 유이
얇아서 집어 든 책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1분 읽기 · 조회 17

실험실 후배와 교보문고에 갔다가 베스트셀러 매대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새로 나온 얇은 책이라, 왜 샀는지를 적어 두면 이유가 두 가지였습니다.
- 책이 얇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이동진의 『파이아키아』가 뽑은 이달의 책이었고, 일본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었습니다.
2001년생 작가가 영감을 받은 뒤 서른 날 만에 썼다는 말도 궁금했습니다. 가방이 무거운 게 싫어서 가벼운 책을 골랐는데, 예상과 달리 오래 걸렸습니다. 내용이 어려웠습니다.
이야기는 일본의 괴테 연구자가 가족과 식사하다 티백에 적힌 문장을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 괴테라고 적힌 문장
그 말이 정말 괴테의 것인지, 출처를 찾아가는 과정이 소설의 뼈대입니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제목은 그 습관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좋은 문장 뒤에 탈무드 속담, 옛 중국 속담, 미국 속담을 붙이곤 합니다. 독일에서는 웬만한 명언을 괴테가 했다고 말해 버린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에세이처럼 읽혔고, 소설인지 수필인지 끝까지 조금 헷갈렸습니다. 초반은 지루했는데 갈수록 재미있어졌습니다. 보는 동안에는 이해가 안 되다가, 덮고 나서야 자리가 잡히는 책이었습니다. 아쿠타가와상 심사평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아는 것, 알고 싶어 하는 것, 인간이 가진 그 근원적인 기쁨이 이 소설에 가득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남는 것은 줄거리보다 그 기쁨입니다. 얇아서 골랐는데, 질문이 하나 남을 때까지 붙들고 가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초반이 느려도, 마지막에 아는 즐거움으로 모이는 소설을 저는 좋아하게 됩니다.
-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