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붕약사
읽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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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감각-조수용

감각은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잊은 본질을 다시 보는 일

똑붕약사

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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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용의 『일의 감각』은 표지가 예뻐서 집어 든 책인데, 사업을 생각하며 품었던 막연한 고민에 답이 들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사업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감각도, 많은 지식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무작정 뛰어든 느낌이었는데,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우게 된 것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멈춘 대목은 인천 네스트호텔의 침대입니다. 보통 호텔은 TV를 정면에 두는데, 그곳은 침대가 바다를 향합니다.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려면 직접 소비자가 되어 봐야 합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가장 자주 놓치는 본질입니다.

광화문 D타워도 상식을 뒤집습니다. 층이 올라갈수록 임대료가 낮아지는 통념 대신, 로비를 지하로 보내고 1층부터 5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이어 사람들이 가게를 둘러보게 했습니다. 실내인데도 밖에 온 듯한 테라스가 있습니다. 조수용은 상식으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감각적인 사람은 대단한 것을 새로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잊은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네이버의 모자 아이콘을 없앤 이야기도 남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초록 창만 봐도 네이버를 떠올립니다. 더하는 일이 아니라 덜어 내는 일, 그 안에서 우리다움과 철학을 지키는 일이 브랜딩이었습니다. 브랜딩의 다른 말은 나만의 소신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사운즈한남에서는 사공이 하나여야 목표로 한 세계관이 구현된다는 대목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여러 의견에 휘둘리면 색깔 없는 결과물이 나옵니다. 브랜드 이야기는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일은 인문학 공부와 같다는 말이 오래 남습니다. 기술과 인문학이 만나는 자리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에 대한 이해입니다.

상품을 어떻게 브랜딩할지, 어떤 철학을 담을지 막막할 때 이 책은 지도가 됩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소신입니다. 약사로서 무엇을 설명하는 일도 같습니다. 성분을 더 많이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한 가지를 덜어 보여 주는 일입니다.

  •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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