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붕약사
읽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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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마이클 샌델

효율이 항상 옳은 기준은 아니라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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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 약제학(나노 DDS) 박사과정 연구원

2분 읽기 · 조회 0

책을 많이 읽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추천받은 책이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함께 권유받았는데, 두꺼운 책은 잘 못 읽습니다. 그런데 이 두 권은 소설이 아닌데도 술술, 심지어 재미있게 읽혔습니다. 토론이 될 만한 질문이 계속 나옵니다. 읽은 지는 꽤 되었지만, 책장에 꽂힌 책을 다시 보며 인상 깊었던 세 가지를 정리합니다.

1. 새치기, 줄은 돈으로 살 수 있는가

놀이공원 패스트패스, 병원 진료 예약권, 우선 탑승권. 돈을 더 내면 시간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높은 가치가 시간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줄은 단순한 대기 순서가 아닙니다. 모두가 같은 규칙 아래 기다린다는 상징입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빨리 들어가고 없는 사람은 기다려야 한다면, 편의의 차이가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입니다. 줄을 공정한 질서로 여기던 자리에 시장 논리가 들어온 것입니다.

2. 인센티브, 돈이 도덕을 밀어낼 때

아이에게 책을 읽으면 돈을 주고, 헌혈하면 현금을 주고, 성적이 오르면 상금을 줍니다. 겉으로는 동기를 주는 방법처럼 보입니다. 샌델은 이렇게 묻습니다.

돈이 들어오면 그 행동의 의미가 변하지 않는가?

헌혈은 타인을 돕는 행위인데, 돈을 받는 순간 거래가 됩니다. 도덕적 행위가 시장 행위로 바뀌면, 그 행동을 바라보는 태도도 변합니다. 돈은 너무 강력해서 다른 동기를 밀어내기도 합니다.

3. 삶과 죽음의 시장

생명보험, 말기 환자 보험, 타인의 죽음에 돈이 걸리는 시장. 누군가의 생명에 가격이 붙습니다. 보험은 위험을 나누는 제도라 현실에서는 필요합니다. 질문은 시장이 있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입니다. 모든 것을 거래로 만들면 편리해지지만, 어떤 가치는 희미해집니다.

이 책은 정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던집니다. 시장 경제는 필요한데, 시장 사회가 되어도 괜찮은가. 읽으며 제 판단이 얼마나 효율 중심이었는지 보였습니다. 빠르면 좋고, 많이 벌면 좋고, 효과가 있으면 괜찮다는 기준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독후감을 쓰려고 책장을 다시 넘기니, 처음 읽을 때와는 다른 울림이 있었습니다. 약도 마찬가지입니다. 효과가 있다는 말만으로 그 약을 어디에나 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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